빈 어항의 엎그래이드

2006.04.22 20:31

김영교 조회 수:52

지느러미 퍼덕대는 푸른 파도
멎어 있다      
유리벽 안쪽에 말라붙어 있는 바다 냄새
깨우면 눈을 뜰 것 같은 침묵속에 길게 누워 있다

그 해 여름
라 메르를 거실에 끌어다 놓고
파도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
어느 듯 심장박동이 필터 펌프가 된다
산호 촌을 지나 해초 섬을 돌아
수중 궁궐로 가는 살 시린 해저관광이
육로로 길을 튼 아침

거대한 공간을 빠져나올 수 없어
어쩌다 눈 마주치면
수평선 멀리
쏴 쏴 덮쳐 오는
바다의 뜨거운 숨소리
투명을 뜛고 나를 휘 젓는다
  
산성비 내리는 해안
이제
물새들마저 저만치 밀려
옮겨 가버린
내 빈 어항 가슴
신발 밑에 밟혀 비명을 지르던 흙
배꼽까지 채워주니
초록을 뿌리 채 보담아
햇살 기웃거릴 때 마다            
네모 숲이 자란다


빈 어항만큼만 울창해지는 가슴 하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9 어느 여름 아침 이 상옥 2006.04.30 67
1978 섬에 홀로 남게되는 2 / 석정희 석정희 2007.06.16 49
1977 진달래꽃 그리기 문인귀 2008.08.11 46
1976 " Fantasy Island에서 생긴일. " 꽁트 # 1 이 상옥 2006.04.27 74
1975 " 우리 잠시 쉬였다 갑시다. " 이 상옥 2006.04.27 64
1974 만남에 관하여 박경숙 2006.04.24 54
1973 첫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는 사람 노기제 2006.05.04 62
» 빈 어항의 엎그래이드 김영교 2006.04.22 52
1971 진달래 강민경 2006.04.22 39
1970 낙조의 향 유성룡 2006.04.22 51
1969 - 첫 길 - 송영구 2006.09.01 47
1968 김영교 2006.04.21 46
1967 메모리 정문선 2006.04.20 43
1966 고해 성사 정문선 2006.04.20 52
1965 무지개 롤 김영교 2006.04.20 69
1964 너만 생각할 수 있는 이 밤 유성룡 2006.04.20 47
1963 봄과 두드러기 성백군 2006.04.19 44
1962 성백군 2006.04.19 61
1961 詩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6.04.19 45
1960 산고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6.04.19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