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

2006.05.04 11:38

오연희 조회 수:109 추천:8

한 해의 끝에서면 세월의 무게를 더 짙게 느끼게 된다. 무거워졌다는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죽음쪽에서 보면 세월이 더 가벼워졌다는 말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어느쪽에서 보건 삶에다 초점을 맞추는 것이니 살아있는 것이 확실하다. 또 한 세월을 건넜다. 워낙 방향감각이 둔하고 길눈이 어두워 낯선 동네라도 가야 할 일이 생기면 더럭 겁부터 난다. 수시로 길을 잃고 헤맸다. 닥쳐오는 모든 내 생의 순간은 모두 낯선 동네다. 용기를 내서 발을 내딛어 보기도 하고 때로는 떠밀리기도 하며 여기까지 왔다.   말이 술술 들어오지도 능숙하게 입이 떼어지지도 않는 낯선 동네에서 나를 꼭 붙드는 나를 본다.   참 많이도 헤맸지만 여기까지 건너온 내가 참 용하다.   주위에 나보다 더 용한 이민자들이 부지기수다. 감사의 눈으로 바라보니 모두가 축복이다.   -"심상" 2006년 1월호 시작노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99 발 맛사지 오연희 2006.05.10 49
1998 94세 시어머니 오연희 2006.05.09 75
1997 선한 사람들이 가는 길 유은자 2006.05.08 150
1996 슬픈 7월 정문선 2006.07.16 45
1995 어머니날에 김영교 2006.05.08 77
1994 첫걸음 정문선 2006.05.08 54
1993 유서 백선영 2006.05.08 57
1992 눈깔 사탕의 추억 김영교 2006.10.03 46
1991 위를 바라보며 김영교 2006.05.06 112
1990 영화 - High Noon - 이 상옥 2006.05.06 69
1989 사막에서 ! ( 꽁트 ) 이 상옥 2006.05.05 77
1988 밤이 오면 홍인숙(그레이스) 2006.05.05 61
1987 4월, 그 아픔의 봄에 한길수 2006.05.05 59
1986 1불의 가치 이은상 2006.05.05 62
1985 11월 새벽 이은상 2006.05.05 99
1984 어린날 이은상 2006.05.05 91
» 세월의 무게 오연희 2006.05.04 109
1982 '어머니' 그 무게감 오연희 2006.05.04 95
1981 조각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6.05.04 62
1980 고향방문, 낯선 풍경 몇 가지 정찬열 2006.05.22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