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막아선 초록 잎들

2006.05.12 11:35

최석봉 조회 수:50 추천:1

밖에는
토닥거리며 비가 내리고
처음 가시내 보내던 밤에도 비가왔다
비는 오고 싶으면 오는 건데
부질없는 생각에 머슬거린다

가지 끝마다 올리브 같던 새싹 몽우리
밤새 몸부림쳐 반쯤 트였다
몇일 후엔 무성한 잎
검푸른 산 마저 막아 버릴 것이다

어쩌다
산새들이 날아와 울어주고
산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
여린 잎들은 팔랑거리고
가리워진 외로운 산이 웅크리고 앉아
듀알티에 겨울이 오기를 기다린다는 것
나는 안다

서로 주고 받던 눈길
진실은
초록 그늘 뒤에 숨어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