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와 세병관을 돌아보았다
2006.05.26 09:08
통영 생가를 찾아 고속도를 달렸다.
성문 안의 생가는 거리 이름도 바뀌었고 현대식 향토 문화원이 서있어
향수 고픈 내 마음에 무상의 바람 한 자락 휙 지나갔다
주소는 지도에 없어 컴퓨터 안을 휘저어도
아무것도 못 건져 미안 해 하는 젊은 여직원을 뒤로하고
연기처럼 숨어버린 내 유년의 뜨락이
눈물로 핑 돌았다
무신들의 발자국이 찍힌 세병관에서
고목들의 나이를 읽는 척
담벼락 가득 기어 올라온 빨강 넝쿨 장미에게
그만 들키고 만 나
청마 유치환문학관에서 그의 시심에 푹 젖어드는 가슴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는 아래 거리 언 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뇨*
세병관은 역사보존 지역에 있고
그리움의 영토 안에 있는 나의 생가여
태평양 건너 찾아와도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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