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다 간다 하지만......

2006.07.19 12:53

이성열 조회 수:58 추천:1

개미들이 하필 왜 넓은 땅을 두고
온갖 잡식성 야수들이 오가는 상가 앞을
그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
그들 무리의 오가는 발에 밟히지 않으려고
불꽃 지 핀 노을처럼 이리 저리 번져 나가면서
바쁘게 서둘다 보면 형제끼리도 이웃끼리도
서로 부딛쳐 다치고 죽고 통곡 그칠 날 없고
먹거리라도 도달해서 발길이 우르르 몰려들 땐
천지개벽 폭탄이라도 떨어진 듯 다치고 죽어
나자빠지기 부지기수인 그런 일상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 자들은 읊조린다
이곳엔 오가는 길손들이 마구 떨구는
만나와도 같은 양식 덕분에 배가 터지게
먹을 수 있다 먼곳으로 애써 가지 않고도
여왕 및 그 졸개들을 잘 보살필 수 있다
지하 궁전에서 새 생명은 계속 잉태되므로
낡은 우리의 죽음 쯤이야 두렵지 않다
그래도 재난이 닥칠 때는 모두들 아우성 치며
도시 삶을 저버리고 떠나간다 간다 하지만
세상에 생명보다 더 값진 게 없다는건 알지만
매일 매일 쓸데없는 공리공론만 늘어 놓고
한탄만 쏟아 내고 차일 피일 미룰 뿐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9 인연 오연희 2006.07.20 52
» 떠나간다 간다 하지만...... 이성열 2006.07.19 58
2137 무사고 뉴스 성백군 2006.07.19 54
2136 봄볕 성백군 2006.07.19 51
2135 꽃샘바람 성백군 2006.07.19 78
2134 대^한민국 만세다 정찬열 2006.07.18 62
2133 한송이 들에 핀 장미 유성룡 2006.07.18 60
2132 똥밭 정용진 2007.01.07 52
2131 바위섬 강성재 2009.07.19 48
2130 2006년 7월 3일을 기다리며 이 상옥 2006.06.14 75
2129 대금 file 김용휴 2006.06.13 70
2128 박남희 시집 <이불속의 쥐>에서---[시를 사랑하는 사람들]2006년 5-6월호 조만연.조옥동 2006.06.10 98
2127 꽃 기린 선인장 백선영 2006.07.18 91
2126 운주사를 찾아서 박정순 2006.07.17 54
2125 미래 김동찬 2007.02.18 58
2124 12월 김동찬 2007.02.18 65
2123 어미 새 정문선 2006.07.24 51
2122 거울 윤석훈 2006.07.16 55
2121 낙타와 상인 3 한길수 2006.07.16 65
2120 소켓 속의 세상 김인자 2012.02.20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