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에는 새로운 미주문학을

2006.08.19 02:09

문인귀 조회 수:89 추천:11

새로운 천년에는 새로운 미주문학을
-미주문학 제16호(1999년) 권두언-
                                                                                                         문인귀

  새 천년이 오고 있다. 지금껏 살아온 1000년대가 사라지고 200년대의 새 천년이다. 컴퓨터가 19에 1을 보탠 20을 판독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들썩이지만 바로 그 사람들이 이 문제를 풀어내고 우리가 편안하게 글을 쓰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모두의 진정한 배람이기도 하다.
  마주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한글로 글을 쓰고 있다. 이것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한글로 글을 쓰는 것과 의미가 다르다. 혹자는 영어로 글을 쓸만한 실력에 미치지 못해서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연유에서만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우리 자신들은 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고국을 떠나 살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현지어를 익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에겐 모국어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고 있다. 모국의 말(言)로 생활의 한쪽 어디엔가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며 살아야 하고 모국의 글(文)로 절대 절실 감(感)을 다스리며 살아야만 가슴앓이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곳에 무엇인가 모국의 문학과는 다른 문학의 터가 형성되고 그 토양에 심어진 우리만의 독특한 향기의 과수(果樹)가 자라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우리가 써 놓은 글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 저절로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한국인이나 미국인의 문학이 아닌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독특한 문학이 자리를 잡도록 말이다.
  이제 우리 발 앞에 다가와 있는 새로운 천년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 새롭다는 의미가 부여되어지고 그것에 대한 우리들의 열정이 순도 짙은 노력으로 이어져 참으로 바람직한 문학의 터를 일구는 새로운 천년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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