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5 08:52
캘리포니아의 겨울
(잠 안 오는 밤)
홍인숙(Grace)
사는 일이 답답하여
울고플 땐
가슴속 별밭에 누워
별을 헨다
캘리포니아의 겨울은
오랜지를 키우고
늦장미를 터트리고
실비도 내려 더욱
쓸쓸한데
베갯머리 저편
젖은 낙엽 길을
훠이훠이 걸어가는
생각의 끝은 어디일까
갈곳 없이
어머니가 그립고
자는 아이라도 깨우고픈
하얀 밤
끝이 안 보이는 생각은
낮은 음의 건반을 서성이는
빗방울이 되고
젖은 땅으로 허물어지는
의식이여
떨칠 수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별밭에 묻고 싶다
(1997년 샌프란시스코 문학 2호 )
(동인집 /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200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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