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씨네 자귀나무
2006.10.30 17:27
공씨네 자귀나무 / 강학희
로렐하잇츠 사거리 공씨네 야채가게 앞에는
사시사철 콩깍지 문양의 늘 푸른 우산을 들고
구부정히 고개숙여 손님을 맞는 문지기가 있다
그는 지상면적 가로 세로 5피트 지하면적 무한대
공씨네 토방을 무상으로 빌려산다
어느 지하방 더부살이가 그러하듯
바람 잘 날 없는 거리,
드난나난 수 백 손님과 콩깍지 식솔들의
딸그락 딸각 잔소리까지 수렴하랴
그의 등은 늘 휘어있다
엄청난 지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게입구, 고개 들면 꼭 닿을만한 거리에서
손님을 맞는 할배 때문에
공씨네 손님들은 마주 인사하며 들낙거린다
공손한 자귀나무 한 그루,
아린 곁방살이하며
가게 하나 하늘처럼 떠받들어 번성시키고 있다
온몸에 성심이 늘 무성하다
무상의 감사가 늘 짙푸르다
오감이 사거리에 넘친다.
로렐하잇츠 사거리 공씨네 야채가게 앞에는
사시사철 콩깍지 문양의 늘 푸른 우산을 들고
구부정히 고개숙여 손님을 맞는 문지기가 있다
그는 지상면적 가로 세로 5피트 지하면적 무한대
공씨네 토방을 무상으로 빌려산다
어느 지하방 더부살이가 그러하듯
바람 잘 날 없는 거리,
드난나난 수 백 손님과 콩깍지 식솔들의
딸그락 딸각 잔소리까지 수렴하랴
그의 등은 늘 휘어있다
엄청난 지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게입구, 고개 들면 꼭 닿을만한 거리에서
손님을 맞는 할배 때문에
공씨네 손님들은 마주 인사하며 들낙거린다
공손한 자귀나무 한 그루,
아린 곁방살이하며
가게 하나 하늘처럼 떠받들어 번성시키고 있다
온몸에 성심이 늘 무성하다
무상의 감사가 늘 짙푸르다
오감이 사거리에 넘친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459 | 지축정립 5 . | 백선영 | 2007.02.26 | 56 |
| 2458 | 캠퍼스 커플을 꿈꾸다 | 노기제 | 2007.03.21 | 50 |
| 2457 | 클릭 2 | 백선영 | 2006.11.09 | 48 |
| 2456 | 해바라기 | 구자애 | 2006.11.09 | 44 |
| 2455 | 추수할 수 없는 열매 / 석정희 | 석정희 | 2006.11.08 | 52 |
| 2454 | 안경 | 정문선 | 2006.11.08 | 52 |
| 2453 | 사우나탕에서 | 오연희 | 2006.11.14 | 42 |
| 2452 | 추억하는 것들 | 강성재 | 2006.11.02 | 51 |
| 2451 | 결심 | 강성재 | 2006.11.02 | 47 |
| 2450 | 한순간 | 강성재 | 2006.11.02 | 45 |
| 2449 | 나무도마 | 이윤홍 | 2006.11.02 | 49 |
| 2448 | 나른한 오후 | 강성재 | 2006.11.02 | 47 |
| 2447 | 나와 너 | 정용진 | 2006.11.01 | 48 |
| 2446 | 코리안 아메리칸 (제 1 동화집) | 홍영순 | 2007.02.23 | 56 |
| 2445 | 부부(夫婦) | 정용진 | 2006.10.31 | 43 |
| 2444 | 배꼽 | 강학희 | 2006.10.30 | 53 |
| 2443 | 정씨 할머니의 싸인 | 강학희 | 2006.10.30 | 55 |
| 2442 | 엄마의 골무 | 강학희 | 2006.10.30 | 66 |
| 2441 | 아니, 벌써 2월. | 조정희 | 2010.02.20 | 49 |
| » | 공씨네 자귀나무 | 강학희 | 2006.10.30 | 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