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2006.10.30 17:55

강학희 조회 수:53 추천:1

배꼽 / 강학희

뱃심 없는 날
뿌리와의 은밀한 통로, 배꼽을 꾸-욱 꾹, 눌러 보라.

꼬릿한 묵은 젖내,
꼭지 끝에서 번져나는 젖빛 감꽃 피던 날의
도닥거림으로
휘청하던 등줄기에 물이 차 오르고
자존심이 빳빳이 서는

배꼽은 몸의
중심점이다 배꼽과 배꼽이 만나 생명의 불꽃 이어지고
내가 존재된다
젖먹인 힘과 젖 먹는 힘이 뭉친
배꼽은 몸의 생장점이다

뱃심 없는 날
뿌리와의 은밀한 통로, 배꼽을 꾸욱 꾹, 눌러 보라.

늘 거기 있는 모태, 회귀의 길이 보인다
모천으로 회귀하는
모든 비밀센서는 바로 배꼽 아래 숨겨 있다
연어의 배꼽을 보라
생生의 중점은 분명 배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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