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한마음)

2006.11.22 03:17

김영교 조회 수:59 추천:3

버거운 일과를 끝내자
뜻밖에 찾아 온 목소리가
바다로 안내한다

기억속의 바다는
높은 파도를 풀어놓아
짧은 걸음을 넘어뜨리곤 했다

4월의 시퍼런 바다
모두들 바다에 가도 바다가 없어 슬펐다
사방이 물인데 마실 물이 없어 목이 탔다

밤이면
해안을 뒤척이다 수척해진 얼굴로
서로의 피부에 가 닿으며
지칠 줄 모르게 뒹굴다
수평선 저 멀리까지 사라지곤 했다

바다로 살려면
영혼의 푸른 아가미 한쌍 있으면 된다
물살을 헤엄쳐 다니려면
지느러미 한 쌍이면 된다

생일파도가 일렁인다
한 생애가 밟고 지나가는 대낮의 모래사장
젖은 여인의 눈에 높고 낮은 풍랑
원시림의 바다 언어를 토해내고 있다

모든 것의 처음은 생일
순간마다 거푸 일어난다
생일은 생명果에 속하고 부활은 죽음 다음 순서
그리하여
생일축하는 부활연습이다
이 보다 더 행복한 생일선물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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