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

2006.11.05 14:05

강성재 조회 수:94 추천:1

흙먼지 바쁘게 일구다 간
사람들의 뒤뜰에서
조금은 낯익은 흔적들을 줍는다

이미 한줌 흙으로 썩었거나
곰팡이 앉은 찌꺼기
긁어 모아 다시 뿌려도
발아되지 않는 부스러기들
낮게 가라앉은 햇살에
마지막 남은 이삭들을
주워 올린다

쉰 몇해의 세월을 창밖에 쌓아두고
또 하나의 가을을 걷어 올리는 저녁
내안 단속하듯
내밖을 넘보지만
좀처럼 바람은 멈추지 않고
얼어붙은 일상이
내 앞을 가려줄
바람막인 되지 못했다

아무리 서둘러도
소리만 요란 할뿐
바쁘게 가야 할 길도 아닌데
걸음만 초조하고

허리 휘도록
버려진 이삭 걷어 올려도
나는 언제나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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