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올때

2007.01.01 12:33

강성재 조회 수:52 추천:2

나는 낙동강 물을
가슴에 퍼 담았다
끝없이 끝없이 부었다
그래도 바닥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이 강을
품고 가야 할 곳이 있음을
나는 말하지 못했다
차마 두고 갈 수 없어
그렇게 품어 가야 한다고
말 할 수 없었다
너와 나 잠시 헤어지는 것이라고
구차한 변명이라도 해야 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가슴에 담은줄 알았던 강물이
다시 쏟아져 흐르는 것을
내가 알지 못했다
나는 다만 강을 가슴에
품은줄만 알았는데
강은 여직도 흐르고
나만 떠나고 없다

떠나야 한다는 것은,
정을 두고 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남아 있는 것들은
그리움 없이도
세월을 잘만 삼키는데
그러나 떠난 사람은
아직 눈물 한방울도 삼키지 못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떠나올때 강성재 2007.01.01 52
2638 삼겹살 굽던 날 강성재 2007.01.01 55
2637 키 큰 나무의 노래 김동찬 2007.01.01 55
2636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이승하 2006.12.31 102
2635 새해에는 강성재 2006.12.29 54
2634 이윤홍 2006.12.29 43
2633 접속 박경숙 2006.12.29 53
2632 대왕암 박정순 2006.12.29 57
2631 석굴암 박정순 2006.12.29 50
2630 겨울바다에 서서 박정순 2006.12.29 48
2629 고대 시학(詩學)을 통해서 본 시의 근원적 이해 박영호 2006.12.29 77
2628 못말리는 딸의 용기 김수영 2011.11.18 34
2627 백목련 한 그루를 심어놓고 박봉진 2007.01.31 42
2626 그대 보러 갔다가 이윤홍 2007.01.31 53
2625 그녀를 따라 이윤홍 2007.01.31 62
2624 그 사람, 본다 이윤홍 2007.01.31 57
2623 그 곳 이윤홍 2007.01.31 51
2622 골목에서 놀고있는 아버지 이윤홍 2007.01.31 59
2621 고물 야외시장 이윤홍 2007.01.31 82
2620 경의선 이윤홍 2007.01.31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