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2

2007.01.04 09:35

오영근 조회 수:54

우리가 원한 것은
성극연습을 끝내고
함께
걷는 것이었지.

달도 밝은 밤
중앙청 옆 사간동
너의 집
어두운 골목길.

두번씩이나 바래다 주고도
헤어지기 아쉬운 우리는
담장에 기댄 채
숨막히는 석고처럼
달아 올랐지.

별은
놀란 토끼같은 너의
가랑가랑한
눈동자처럼
빛나고.

두꺼운 오바속의
두 가슴은
어디론가 좌표를 잃고
길길이
뛰어가고 있었지.

아아!
이 황홀한 맛 때문에
꿀맛같은
밀회라고 하였던가.

이토록 오래
잊을 수 없는
밀회 때문에
"첫 사랑은 영원하다"고
하였던가. 얼씨구!

일흔네살의 주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