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이 같은

2011.02.08 18:23

김영교 조회 수:72 추천:2

진토임을 알찌니... 동창 친구 문희권사는 얼마전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잘도 버티어 온 병상이었지요. 골프만 치던 치과의사 남편을 전도 시무장로 반열에 세운 후 세상에서 할 일을 끝낸 덕장(德將)이 되어 흰이빨 내놓고 좋아하는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감사의 깃빨을 흔들어대던 친구 친구는 이곳을 떠났지만 푸른 나무로 기억숲에 서있습니다. 이승에서 뻗어가던 온갖 고통과 투지의 가지 다 접고 하늘 나라에의 입성-장해보였습니다. 인간이면 다 가는 순례자의 그 길을 좀 앞섰다는, 이 땅에서는 더 이상 만질 수도, 전화선 끝 그 낭랑한 목소리 들을 수도 없어 안타까움이 복받혀 옵니다. 암이주는 두려움을 극복, 낙천적인 미소와 음성으로(성가대) 주위에 은혜를 끼친 기도의 동역자는 주위를 안심시켜왔지요. 구원의 확신이 있음에, 영생의 소망을 믿으면서도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하고 애석하고 안타까운지요! 우린 허우적 거리며 무척 연약할 때 만난 동지였어요. 이상구 건강캠프와 투병생활의 Ups & Downs를 공동 경험하며 믿음의 경주를 함께 달려온 한 팀이였단 말입니다. 지난 주 우리집 차고 옆 Maple Tree가 타의에 의해 베어진 사건, 강요당한 퇴진, 그리고 문희권사의 장례식- 한꺼번에 닥친 가슴 아린 사건이었습니다. 상실, 그렇습니다.엄청난 가시적인 상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중한 관계를 손 놓음입니다. 제 쪽에서도 손을 놓겠습니다. 진토로 돌아가는 귀향 하나님과의 연합이기도 하기때문입니다. 슬픔이 일렁이는 숲속에서도 소망의 송화가루가 날립니다. 땅끝까지 그 딸이 믿고 바쳤던 시간과 사랑, 베품과 나눔의 계단 하나하나 잘 디디고 올라갔습니다. 남은 자들이 바라보며 배웅하는 가운데 하늘의 미소가 클 것이라 위로를 삼습니다. 뒤 따라 가고 있는 긴 행렬을 보십시요.문득 이 순간 피부암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먼 오지의 알베르트를 기억해내는 일, 감사를 불러 옵니다. 그의 고통과 가난을 통하여 성숙한 안목으로 나를 다져가는 주님, 한 주검 두 주검 통과하는 과정을 넘고 넘어 창조주를 더욱 경외하고 그에게 다가가도록 펼치는 생로병사의 리듬이 아닐런지요? 그 아들에게도 공평하게 내릴 긍휼을 비옵고 두손 모아 하늘의 위로를 간구합니다. 창밖에 실비가 조곤조곤 내리고 있습니다. 땅이 젖는것- 하나님의 눈언저리도 젖어든다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주는 흔적 같습니다. 눈물도 아품도 없는 그 위에서 영원히 안식하소서. 아래에서도 낯설지 않음은 같은 진토 성분이기 때문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지극히 자연스런 귀로, 안식을 누리소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99 빈손 서용덕 2010.08.02 55
2698 ○ 선 (線) 이주희 2010.08.01 58
2697 어여쁜 문학서재 5: 박경숙 소설가 고대진 2007.01.20 40
2696 적혈구 오영근 2007.01.20 48
2695 바다 건너에서 피는 모국어의 꽃 / 해외문학 박영호 2007.01.20 49
2694 ★ 신묘(辛卯年) 아리랑 이주희 2011.02.08 70
2693 빈컵 강민경 2007.01.19 47
2692 목걸이 이성열 2007.01.19 51
2691 7년만의 변신(1) 이성열 2007.01.19 53
2690 바뀌벌레 이성열 2007.01.19 44
2689 무임승차 이성열 2007.01.19 55
2688 채무자 이성열 2007.01.19 42
» 성분이 같은 김영교 2011.02.08 72
2686 축복 / 김영교 김영교 2011.02.08 72
2685 춤추는 풍경/김영태화백에게 김영교 2007.10.20 59
2684 노크 이영숙 2009.04.08 46
2683 기도 성백군 2007.01.18 55
2682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63
2681 고드름 강성재 2007.01.18 51
2680 오대산 비로암 신영철 2007.01.17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