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30 18:06

뭘 모르는 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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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모르는 대나무/강민경

 

 

아침 햇빛 곱게 비추는 산언저리

바위틈새에 태어나

외길만 고집하는 대나무를 보며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멍청합니다

 

종점(終點)에서 시점(時點)으로

시점(時點)에서 종점(終點)에 이를 동안

몸 안의 세포 사이사이로 흐르는

외줄기 짙푸른 혈관을 부러워하는

나무들, 풀들, 그리고 나,

차진 흙 속에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폭풍이 몰아칠 때면 쓰러지거나

꺾이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려

파랗고 붉은 말 수런거리는 일

, 두 해가 아닌데

 

긴 세월 하루같이 외길만 고집하는

, 뭘 모르는 키 큰 대나무가

세상 물정 모르는 나 같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들어야 할지! 외면하는

내 무릎 관절이 시큰시큰 저려옵니다

 

몸 밖에 단단한 마디

한 걸음 한걸음 놓을 때마다

몸 안을 비우며 흘렸던, 아니 흐르는

피땀에 외길만 보이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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