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30 18:06

뭘 모르는 대나무

조회 수 34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뭘 모르는 대나무/강민경

 

 

아침 햇빛 곱게 비추는 산언저리

바위틈새에 태어나

외길만 고집하는 대나무를 보며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멍청합니다

 

종점(終點)에서 시점(時點)으로

시점(時點)에서 종점(終點)에 이를 동안

몸 안의 세포 사이사이로 흐르는

외줄기 짙푸른 혈관을 부러워하는

나무들, 풀들, 그리고 나,

차진 흙 속에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폭풍이 몰아칠 때면 쓰러지거나

꺾이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려

파랗고 붉은 말 수런거리는 일

, 두 해가 아닌데

 

긴 세월 하루같이 외길만 고집하는

, 뭘 모르는 키 큰 대나무가

세상 물정 모르는 나 같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들어야 할지! 외면하는

내 무릎 관절이 시큰시큰 저려옵니다

 

몸 밖에 단단한 마디

한 걸음 한걸음 놓을 때마다

몸 안을 비우며 흘렸던, 아니 흐르는

피땀에 외길만 보이는 까닭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7 그녀를 따라 강민경 2015.06.14 318
976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3 442
975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416
974 수필 한중 문학도서관 개관 운영계획 김우영 2015.06.04 367
973 오월의 찬가 강민경 2015.05.29 445
972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453
971 결혼반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20 478
970 기타 김우영 김애경 부부작가 콘서트 김우영 2015.05.18 838
969 어머니의 가치/강민경 강민경 2015.05.18 612
968 수필 찍소 아줌마 박성춘 2015.05.15 755
967 알러지 박성춘 2015.05.14 358
966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15 김우영 2015.05.14 2892
965 할리우드 영화 촬영소 강민경 2015.05.13 504
964 부부시인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13 509
963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강민경 2015.05.05 391
962 여인은 실 끊어진 연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03 527
»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345
960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9 김우영 2015.04.28 449
959 바람의 독후감 강민경 2015.04.22 443
958 고무풍선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22 389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6 Next
/ 116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나눔고딕 사이트로 가기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