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갓

2011.01.27 00:20

구자애 조회 수:103

죽기 전에 막내딸 봐야겠다며 미국에 오신 노모
밥심으로 산다며 고봉밥 드시던 분이
이젠 세숟갈이 전부다
내 등에 바짝 업힐 만치 작아졌지만
고스톱 칠때 만큼은 고봉밥 드시던 그 힘이다
기운 없어 왼종일 누워 있다가도 고스톱 하면 벌떡 일어나신다
그 좋아하시는 고스톱을 꼭 10년 만에 쳐 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고스톱,
언니와 눈 감빡거리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80년의 노하우가 만만치 않다
온 몸 결리고 저려 눕고 싶은 맘 뿐인데
A.B.C도 모르는 노모 입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오마갓`
처음엔 뭔 소린가 했다
열흘동안 여기 계시면서 어설프게 터득한 유일한 영어,
똥을 싼 것이다
싼 것 도로 가져가면 쓰리고가 될 상황
헌데, 그 똥피를 노모가 들고 계셨던 것
피박에 쓰리고 당할 판이니 그야말로 우리도 `오마갓`이다
저리 환-히 웃는 노모를 언제 또 볼 수 있을 것인가

10년 만에 웃어보는 눈물이다.



* oh my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