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래

2007.02.02 16:32

이윤홍 조회 수:77

             벌레






             시월의 나뭇잎 위에서
             가을을 먹고있는 벌레 한 마리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밟고
             다른 잎으로 건너간다

             벌레가 남긴 구멍속으로
             하늘이 들어찬다

             목마른 벌레
             상체를 일으켜 하늘을 마신다

             정신없이 마시다
             떨어진 벌레
             얼떨결에 지구를 깨물었다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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