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2007.02.03 03:42

이윤홍 조회 수:51

          시월






          발가벗은 당신을 꼬-옥- 닮아
          바라보면 볼수록
          눈이 시리도록 푸른하늘

          한잎 한잎 부리며 드러나는 빈 가지마다
          서늘한 바람이 제 무게로 매달려
          나무는 균형을 잡고
          시멘트담 한켠에 안긴 햇살이
          조금씩 서둘러 움직이면
          가을은 홀가분하게 자리를 내어준다

          아직 남아있는 잎은 당신의 몫
          그 옛날 이브의 시린 영혼을 지나온
          위대한 부끄러움의 덮개
          당신 손에 들릴 때
          두-두-둑 떨어지는 잘 익은 과일들

            가을이 계절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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