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지금 열 일곱

2007.02.27 02:23

노기제 조회 수:47 추천:1

         우린 지금 열 일곱

어제는 설레임에 잠 한 숨 못 잤네 그려
까까머리 숨기며 단정하게 눌러 쓴 교모
빳빳하게 풀먹인 하얀 카라
우린 오늘 이렇게 열 일곱 꽃다운 모습으로
모여 있잖은가
고단한 삶을 진즉에 접고
아무리 애를 써도 닿지 못할 곳에 먼저 가버린 친구들
그들의 손을 잡지 못 하고 우리만 모인 이 자리
그들 몫까지 우리 신명나게 한바탕 놀아 보세나
누군들 한번쯤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 안 했겠나
그래도 눈물보다는 웃음이 쬐끔 더 많았던 까닭에
아니 눈물이 더 많았다 해도 우리 열 일곱 그 꿈 많던 때를
뒤돌아보며 내닫고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또 내 닫고
뒷심 좋게 여기까지 달려오지 않았겠나
이보게나 친구들,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그대가 가졌던 흔치 않은 그 꿈은
이제 얼마나 이루어 냈는가.
세상이 내 뜻대로 잘 따라주어 이루고 싶은 만큼 다 이루었다해도
내 양팔을 얹어 놓을 그대들 어깨가 없었다면
그 무슨 대단한 꿈을 이루었겠나
열 손가락 모자라 세고 또 세며 적어나가던 꿈 보따리
그중 한 가지도 맞아떨어지지 않아 상심한 인생을 살았다해도
이제 그대들과 나란히 얼굴을 마주하니
이게 바로 성공한 내 인생이구려
아직도 가야 할 길 남아 있으니
이보게나 친구들 오늘 다시 열 일곱 그 때로 돌아가
손에 손 맞잡고 우리 다시 꿈을 꾸어보세.
그 무엇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 수 있겠나
우리 모두 아름다운 열 일곱,
우리의 새로운 꿈을 가지고 함께 가꾸어 보세나
천하 부 중고, 우린 열 일곱, 다시 열 일곱이라네.      

2007년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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