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2007.03.01 16:09

강성재 조회 수:41 추천:1

눈을 감고 서서
창밖을 내다 보는 버릇이 생겼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소리
바람 스치는 소리
세상 흔들리는 소리
길 위에 홀로 버티고 서 있거나
지붕끝에 매달린 간판들
소리 혹은 소리 없는것들 마져
눈을 감고 있어도 익숙하다

떫은 감을 먹고
입속이 탱탱 할 때 처럼
흔들려도 흔들려도
멈추지 않는 조급증
눈 감고 기도 하면
하나님이 오신다지
상처를 어루 만지시고
눈물을 닦아 주신다지

발 아래 밟히는
한줌 모래알 속에서
하루의 해가 기울어지듯
그렇게 살아가는
정연한 움직임 속에서
온 몸에 층층이 꾸덕살 박히도록
숨가쁘게 살아온 날들
다시 되돌려 세워도
바람은 여전히 흔들테고
지붕끝의 간판들도 그대로일테고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기다리고 있을테지

바람뒤로 숨어든 길이
창틀에 매달려
지향 없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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