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29

25705239558FEB2C2B9AD5

바지락과 붕장어, 누룽지와 눌은밥

충청신문 김우영 siin7004@hanmail.net 2015.6.29(월)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6.29 21면 | 지면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김우영 작가의 우리말 산책
고향이 충남 서천 바닷가이다보니 어려서부터 해산물을 많이 접했다. 특히 그 가운데 바지락은 늘 밥상에 오르는 단골 수산식이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어른들은 ‘바지락’을 ‘반지락’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성장하여 국어공부를 하면서 반지락이 아닌 ‘바지락이’ 표준어임을 알았다. 그러나 서천지방에서는 바지락이란 발음보다 반지락이란 이름이 부르기 편하여 지금도 반지락이라고 부른다.
근래 서천에서는 ‘바지락 칼국수’ 가 유행을 한다. 파와 마늘 등 양념과 바지락을 듬뿍 넣어 면발이 굵은 칼국수를 넣고 끓인 푹 끓인 바지락칼국수는 그 맛이 개운하고 시원하여 일품이다.
바지락은 백합과 더불어 조개맛이 좋아 인기가 있으며 양식을 하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 사할린 등지에서 주로 서식 분포한다. 바지락은 파와 무 등과 함께 시원한 국을 끓여도 좋고, 된장찌개에 넣어도 맛이 좋다.
또 횟집에 가면 흔히 보는 ‘아나고’가 있다. 이는 일본말이며 우리말로는 ‘붕장어’ ‘바닷장어’라고 한다. 이 물고기는 몸의 길이가 90㎝ 내외이며 몸이 넓적하다. 뱀장어와 비슷하나 입이 크고 이빨이 날카롭다.
그리고 남쪽지방 생산되어 식탁에 오르는 ‘간재미’ 는 전남지방의 방언이다. 우리말로는 ‘노랑가오리’가 표준어이다. 노랑가오리는 색가오릿과의 바닷물고기로, 몸 길이는 1m 정도이고 위 아래로 매우 납작하며 오각형이다.
어렸을 적 추운 겨울날 외갓집에 가면 외할머니는 사랑채 무쇠솥에서 밥을 푼 다음 소나무 껍데기처럼 거친 손에 쥔 놋숟가락으로 긁은 누룽지를 한 움쿰 내놓았다.
“어여 먹어라, 내 새끼들 어여 먹어!”
그러면 툇마루에 걸터앉아 뒤꼍 대나무숲의 사운대는 소리를 들으며 바싹바싹 부숴 먹는 맛이란 고소하기 그지 없었다.
요즘엔 전기밥통으로 밥을 하니까 솥바닥에 밥 탈 염려가 없다. 식당에 가면 타지않은 허옇고 마알간 누룽지를 내놓을 뿐. 더러 중국에서 수입한 누룽지를 내놓는다. 밥이 나오기 전에 동료간에 구수한 누룽지를 먹으며 구수한 대화를 나누는 재미는 나름대로의 낭만이 있다.
또 식사 후에는 눌은밥과 함께 한국식 후식인 구수한 숭늉이 나온다. 추운 겨울날 후룩후룩 눌은밥을 먹고 구수한 슝늉을 마시는 맛이란, 식당 아주머니의 따스한 인정이 다가오는 순간이다.

여기에서 대부분 눌은밥을 누룽지와 혼동한다. “아주머니, 여기 누룽지 주세요?” 누룽지는 솥에 눌러 붙어 굳은 밥이다. 그리고 눌은밥은 솥바닥에 눌러 붙은밥에 물을 부어 긁어 푼 것이다. 또는 눌은밥을 잘못알고 누른밥, 누린밥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외할머니 손 등에 감긴/ 까아만 누룽지는 / 어느새 내 입에 감기고/ 대숲에 이는 초겨울 찬바람/ 잔눈발 눈이 시리도록 내리는 날/ 오, 고요로운 외할머니 댁이여!”
- 자작시 ‘외할머니 댁’ 일부중에서

- 다음호에 이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89 강민경 2006.02.19 212
2088 봄이 오는 소리 유성룡 2006.02.25 226
2087 새벽에 맞이한 하얀 눈 강민경 2006.02.27 303
2086 3.1절을 아는가 / 임영준 김연실 2006.02.27 314
2085 당신을 그리는 마음 2 유성룡 2006.03.01 266
2084 신아(新芽)퇴고 유성룡 2006.03.03 280
2083 탱자나무 향이 강민경 2006.03.05 211
2082 잔설 성백군 2006.03.05 169
2081 방전 유성룡 2006.03.05 333
2080 바다 성백군 2006.03.07 196
2079 고래잡이의 미소 유성룡 2006.03.07 223
2078 약동(躍動) 유성룡 2006.03.08 197
2077 잔설 강민경 2006.03.11 169
2076 그때 그렇게떠나 유성룡 2006.03.11 160
2075 고주孤舟 유성룡 2006.03.12 120
2074 시파(柴把)를 던진다 유성룡 2006.03.12 257
2073 아버지 유성룡 2006.03.12 463
2072 죄인이라서 성백군 2006.03.14 158
2071 장대비와 싹 강민경 2006.03.14 107
2070 어머님의 불꽃 성백군 2006.03.14 173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