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2007.03.14 09:17

오연희 조회 수:53 추천:2

신기루/오연희 그대 마음 내키는 날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찾아 온다 주위를 빙빙 돌다가, 한 순간 번개처럼 품에 꽂히고 마구 두들겨대는 두방망이질 가슴이 벅차 온다 어우러져 한참을 뒹군다 가까이 보니 좋구나 완연한 너의 모습 잊을 수가 없을 거야 그러나 시공간을 뛰어 넘지 못하고 한 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대 행여나 싶어 눈을 부릅뜨고 헤맨다 꿈속까지 뒤진다 헤엄쳐 가는 물고기를 작살로 낚아채듯이 붙들어 둬야 했는데 아, 모두가 내 탓이다 놓치고도 다시 오면, 머물 것을 믿는 신기루, 아득한 듯 또렷하게 내 속을 환하게 밝히던 그대 캄캄한 미궁 속에서 빛을 길러내야 하는 시인의 길 2007년 미주문학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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