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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5 12:30

이성열 조회 수:59

어쩌다 시원하게 잘 본 배변은
골프장에서 썩 잘 친
타구만큼이나 통쾌하다

언제는 변소 가는 일을
'뒤보러 간다'고 한 적이 있다

건강을 확인하는 의미의 이 말은
배설을 하고 뒤를 돌아보아
변의 상태를 살펴 안녕을 가늠한 것

현대는 변소를 화장실이라 하지만
화장은 본래의 용무가 아니므로
변죽만을 울리는 격

배변 행위는 신체에서
쓰고 남은 불필요한 것들을
수분의 힘을 빌어 배설하는 생리지만,
물을 안 마시고도 변비를 모르는

토끼에게 물어 보라
사람의 몸에서 수분이 마르는 건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기 때문

안돼는 배설을 위해 고통을 견디다
눈물, 콧물까지 다 짜내어도
시원한 배변은커녕 혈압을 못 견뎌
저승의 문턱을 넘나드는  불상사를

맞기도 한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만족하게 뒤보기를 염원하지만
잘 안될 땐 역설적 방법 하나
-나이를 되돌리는 것

지금도 이 땅위엔 생체리듬을 맞추려
뒤보러 간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짜며 용을 쓰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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