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으로 보는 세상
                                                                                                                조옥동 시인

신문은 뉴스의 전시장. 크고 놀랍고 반가운 것 때로는 슬프고 아픈 소식 등, 잘 살펴보면 유익하여 배워 둘만한  새  언어로 만든 만물상의 집이다. 새해가 되자마자 뉴스의 만물상에 너무 진기하고 신기한 언어들이 익숙한 단어들의 자리를 치환하여  줌 업 되고 있다. 연이어 진도 7.0의 지진으로 생지옥을 방불케 초토화 된 아이티의 소식은 온 나라를 때렸다.

아이폰을 알몸 투시기로 이용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와 최근 네티즌들은 ‘대박이다!’ 외치며 들떠있다. 새 영화 ‘아비타’는 최고 흥행순위를 세우며 종교계와 인종문제, 자연 환경 등 민감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종 전 폐막한 세계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0'는 최첨단 기술의 놀라운 신제품들을 출품했다. 한 예로 모니터 상판과 백 패널 없이 투명한 막 안에 노트북의 정보들과 영상이 나타나는 투명  노트북을 내 놓았다.
3차원과 인터넷, 스마트폰, 4세대 이동통신 LTE, 또는 LED 등 생소하고 이해가 쉽지 않은 단어들이 생활 속으로 밀고 오는 데  TV 하나를 새로 사더라도 이 언어들과 개념을 파악해야 제대로 쇼핑이 가능할 만큼 우리생활에 직접 이용될 새 용어들 우박처럼 쏟아지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WeCU (We See You약자)라는 새로운 탐지기의 이름이다. 테러에 과민한 미국정부가 정신분석 심리학을 연계시켜 만든 알몸 탐지기로 범죄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마음까지 읽어 내는 기계를 각 공항에 새로 설치할 생각이다. 지난 해 주치의가 골다공증 검사를 권유해 단 10여 분간의 X레이 스캐너로 온 몸을 검사받고 이때는 최신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를 갖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허나 ‘위시유’ 검색대를 통과하며 내 생각까지 탐색을 당한 후에야 여행이 허용되는 일은 너무한 느낌이다. 이젠 보석만이 아니고 생각이나 마음을 보관할 안전한 금고가 필요 할 때가 도래하지 않을 가. 이들 신기술이 비록 부분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해도 곧 바로 우리 실생활에 이용되고 정신세계에까지 흡수될 현실이 나를 낯설게 한다.

새해 정초, 옛 현인들의 좌우명까진 못되어도 늘 깨어 나를 채근하고 태만과 교만을 잡아줄 자신의 표어를 만들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 가는대로 적당히 맡긴 후 스스로를 질타하고 후회하는 일보다 비록 온전히 실행치 못할지라도 목적을 둔 삶을 갖고 싶었다.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한 조각가는 이상형을 조각품으로 만들어 놓고 정말 사랑에 빠졌다. 조각을 날마다 품에 안고 산 사람으로 만들어 사랑을 이루고 싶었던 염원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이 황당무계한 조각가의 얘기에서 유래된 전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본 학자들이 있었다. ‘피그마리온(pygmalion)효과’ 라는 정신심리학의 용어가 생기고 이는 사람에게 기대를 갖고 장점을 유도하기위한 노력을 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생명의 존재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진정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일, 나 자신을 찾는 일은 실험실 전자현미경도 신체 장기 속을 촬영하는 전자 카메라도 할 수 없고 오직 37도 체온보다도 따뜻하고 때로는 얼음 같이 싸늘한  내 ‘마음의 눈’만이 할 수 있다. 사물을 관찰하는 ‘마음의 눈’을 닦는 일엔 관심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1-21-2010  "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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