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시, 그 여자를 그리워하는것.

2008.03.19 02:30

오연희 조회 수:350 추천:19


    눈 내리는 숲 길/임혜신 노옹께서 눈 내리는 숲길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필시 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 숲 속을 바스락 바스락 헤매는 것 외에는 세상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던 여자 떡갈나무 튼튼한 청년의 가슴에 기대어 잠시 쉬었다 갈 뿐 연애나 결혼에는 관심이 없던 여자 동그란 연못같이 풍요로운 발을 가진 여자 천 년 만 년 걸을 수 있을 것 같던 여자 발자국마다 눈방울 꽃을 피우던 여자 구불거리는 길 끝닿는 곳 어딘가에 벽난로를 지피고 주홍빛 등불 걸어놓고 천 년 만 년 기다리고 싶었던 여자 눈 속에 갇힌 해말간 추억처럼 지금은 천 년 만 년 늙었을 필시 그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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