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1.01.28 08:17
일상
/신 영
내 남자가 대문을 나서면
긴 목을 빼들고
계단 밑을 내딛는 구부러진 등을 본다
삑삑 소리에 자동차 문이 열리고
크르릉거리며 자동차 엔진 소리 길게 늘어지면
앞으로 가기 위해 백업을 하는 자동차 안의 남자에게
늘였던 긴 목 대신 기인 손을 흔든다
언제부턴가 조용함에 익숙해진 나는
침묵에 잠기며 적막에 젖어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습관처럼 대문을 닫으며 철컥 문고리를 잠그면
주인의 무게 만큼에 머물러 앉아
멈춘 방향 쪽에 정지한 채 기다리는 의자는
여지없이 그렇게 주인을 마중한다
책상 위의 놓인 컴퓨터 전원을 켜고
아침의 생각들을 모아 톡톡 자판기를 두드리며
하루의 일상을 시작한다
01/28/2011 - 하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 | 당신의 역사 | 신영 | 2010.04.06 | 398 |
23 | Buy 1 Get 1 Free의 유혹 | 신영 | 2010.04.08 | 364 |
22 | 바람이 불면 | 신영 | 2010.04.20 | 585 |
21 | 꽃이 필때 꽃이 질때 | 신영 | 2010.04.20 | 738 |
20 | 사랑을 느낄 때는 | 신영 | 2010.04.25 | 570 |
19 | 풍월이와 명월이 | 신영 | 2010.04.25 | 624 |
18 | 말의 힘과 언어의 능력 | 신영 | 2010.12.23 | 548 |
17 | 특별한 선물 | 신영 | 2010.12.23 | 253 |
16 | 특별한 선물(수필) | 신영 | 2011.01.10 | 329 |
15 | 하바드 할머니! | 신영 | 2011.01.20 | 395 |
14 | 그대가 그리운 건 | 신영 | 2011.01.20 | 389 |
13 | 그대는 내게(수필) | 신영 | 2011.01.25 | 578 |
12 | 그대는 내게 - 故 박완서 선생님을 추모하면서... | 신영 | 2011.01.25 | 347 |
» | 일상 | 신영 | 2011.01.28 | 283 |
10 | 내 잃어버린 영혼의 그리움 | 신영 | 2011.01.31 | 422 |
9 | 서로의 모습 속에서 | 신영 | 2011.03.04 | 274 |
8 | 곱게 나이 들어가는 연습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신영 | 2011.03.04 | 447 |
7 |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긍휼을 베푸소서! | 신영 | 2011.03.21 | 624 |
6 | 긍휼히 여기소서! | 신영 | 2011.03.21 | 479 |
5 | 기부(奇附)의 마음과 문화 | 신영 | 2011.03.28 | 4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