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2007.05.12 11:05

강성재 조회 수:54 추천:1

산 갈라진 틈
낮으막한 마을과
올망졸망 들을 지나
퇴계와 서애선생의 본향을 거쳐
민초의 눈물이
구비구비 흘러가는 강

영호루 누각 아래
내 고향 사람들이 여태도
고만 고만 살아 가는 곳
가난한 논과 밭을 밟으며
마른 풀잎에 숨 들이밀면
등시린 바람
문득 멈추어 서고
피보다 진한 가슴을 열어 주던 강

강도 오래 흐르면
더러는 부끄러운 속살을
보이기도 하는데
거기 사는 아재 아지매들
걸쭉한 사투리에
호탕한 웃음 나누며
푸른 볏잎에 기대어
가난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 가는 곳

맑은물에 발 담그면
가슴안에 작은 모래알이 흐르고
풀잎에 고인 이슬방울 모아
마른 논에 물고랑을 만들며
도란도란
가만가만
따뜻한 가슴들이 숨을 쉬는  땅
영호루 지붕끝에 달빛 하나 걸리고
눈이 부신 잔물결 그대로
해맑은 인정이 살가운
그대,
그리운 낙동강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39 문명의 감각을 내 손에 (칼럼) 배희경 2007.05.16 52
3538 장 노인의 가을 풍경화 이용애 2007.12.18 54
3537 Lake Tahoe에서 정용진 2011.01.02 66
3536 정의 - 상대성이런 박성춘 2007.12.17 36
3535 할미꽃 순애보 오영근 2007.05.14 42
3534 분모와 분자 배희경 2007.05.14 50
3533 비둘기 발가락 정해정 2007.05.12 63
3532 성모 마리아여 정해정 2007.05.12 60
3531 당신의 오월은 정해정 2007.05.12 55
3530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시 정해정 2007.05.12 49
3529 기다림 배희경 2007.05.12 51
3528 박정순 2007.05.12 54
3527 비 오는 날의 공동묘지 강성재 2007.05.12 51
» 낙동강 강성재 2007.05.12 54
3525 까닭은 컸으나 배희경 2007.05.12 54
3524 나무다리 밑 질두 배희경 2007.05.12 49
3523 마음을 비우면 배희경 2007.05.12 59
3522 나무 만감 배희경 2007.05.11 49
3521 사랑하려면 그들처럼 성영라 2007.05.11 47
3520 새벽 빛 오연희 2007.05.10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