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2007.05.12 11:00

배희경 조회 수:51

기다림                        “문학세계” 2000년

이슬로 엮고
꽃가루로 엮은 숨결이었다
주워담아
풀 댓줄에 끼웠다
살랑 살랑 소리를 내며
봄을 채웠다

소리가 흘렀다
봄이 흘렀다

불쌀 같은 볕 뒤에
숨이
숨죽인 채 숨어 버렸고
백지의 날개는
땅에서 푸덕거렸다
새는 볕에서 죽으려는가

그 때 누가 알렸다
바람이 온다고 알렸다

나는 숨을 죽이고 기다린다
바람에 묻어 올
숨결 주워 담으려고
      그 숨결 주워담으려고
      숨죽이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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