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곡(月光曲)

2009.04.27 22:42

정용진 조회 수:55

월광곡(月光曲)
                              정용진

멀리 서서
천공(天空)의 고고(孤高)한
달을 바라다보면
내가 보여
아득하던
내 인생이 더욱 더 진하게 보여.

갓 시집온 며느리가
떠나온 친정을 되돌아보며
흘린 아픈 눈물은
상현(上弦) 달로 창가에 흐르고

중년 늙은이와 추억이 그리워
막걸리 잔을 기우리며 껄껄 웃던
하현(下弦) 달아!

어디
가고 오는 것이
흐르는 강물,
무상한 세월 속에
떠가는 구름뿐이겠느냐?
너와 나도 그 대열에선
동행인이거늘

오늘은
기망(幾望)의 열나흘
내일은 강산에 만월(滿月)이
소녀의 기원처럼
내 가슴 가득 차오르는
보름(望月)이구나.

이 어리석은 선비야
달도차면 기우나니
저문 하늘
기망(旣望) 을 넘어서
잔월효성(殘月曉星)을 바라다보는
소동파(蘇東坡)의
슬픈 눈빛을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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