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초승달-

2007.05.22 14:15

안경라 조회 수:41 추천:5

흐르는 바람도 기댈곳이 필요했을 것이다 차가운 별 허리에 얼굴을 맞대고 잠시 머무는 인연의 따스함으로 노랗게 각 떠진 살 모서리에 싸아하게 베여도 좋을 불혹 애기똥풀 하나 꺾어 '넌 내게 뭐니?' 선명한 이름에 불 붙고 싶은 열망! 피지 못한 꽃... 땅에서 떨군 한점 살 꾹꾹 짜 내어 빠진 고름같은 눈물 다시 채워지는 검은 벽에 제 일도 수질 계곡물을 올려 보내고 망각의 돌틈에 숨어들던 버들치 훤히 내 비치는 굵고 잔 그리움을 훠이훠이 몰아 꽝꽝 못 박아 빛나게 걸고 꼭 한 번쯤은 누군가의 따스한 등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밤마다 무섭도록 미끄러운 생 손 딛고 오를 틈 없는 그대를 배경으로 몇 번 불이 켜지고 꺼지면 미소하는 일인역 단막극도 끝이 나겠지 곧 헤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