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바람

2007.05.28 01:32

최복림 조회 수:55 추천:5

나의바람


지금 나와함께 바닷가 공원을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는 바람은
나와 동향이고
생년월일도 같다

우리는 어렸을 때 같이 손잡고 놀았다
책가방을 메고 냇물도 같이 건넜고
가재도 같이 잡았다

바람은 나와함께 부산으로 갔다가
대학 진학과 함께 서울로 따라왔다
내가 야간열차를 타고 상경했을때
바람은 어둠속에서 나를 놓칠까봐
헐레벌떡 철길을 따라왔다

바람은 나를 따라 미국에 왔다
태평양을 횡단할 때  뒤에서
내가 탄 비행기를 밀어주었다

나와함께 태어난 나의 바람은
나와함께 낯선 땅을 방황하다가
같이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