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 시인作/ 소리로 와서
2004.11.21 06:09
소리로 와서
박 경용
소리로 와서, 네가 소리로 와서
귀와 눈을 한꺼번에 뜨게 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순간을 나는 아낀다.
눈 한번 깜짝할 사이도 못되는,
침 한번 삼킬 사이도 못되는
그런 순간을 나는 귀히 여긴다.
오오, 소리여 소리여
캄캄한 오성(悟性)을 깨우는 소리여.
그래서 너를 아낀다.
귀히 여길밖에, 귀히 여길밖에 없다.
빛으로 와서, 네가 빛으로 와서
눈과 귀를 한꺼번에 뜨게 하는 일은
일찍부터 내겐 드문 일이 아니지만.
"소리로 와서"란 시집을 받고 난 시가 마음으로 흐른다는 것을 느꼈다 시인들은 책 빚을
많이 지고 산다 서로 책을 내면 책을 나누어 주고 그것을 다시 되돌려 주고 그러면서
오지에 있는 시골 시인들까지 서울이나 도심에 있는 시인들의 시집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책 빚을 지고 갚아던 기억이 기억이 있다 이 소리로 와서
라는 시는 사람 사이 꼭 말이 아니여도 눈빛으로 통하는 그런 일상의 감각을
시를 통해 나타낸 시다고 본다 모든 일상의 눈빛 손짓 행동에서 듣고 보는 것이
내 마음의 소리가 아닌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8 | 운명 / 천양희 | 박경숙 | 2013.11.18 | 91 |
» | 박경용 시인作/ 소리로 와서 | 박경숙 | 2004.11.21 | 97 |
66 | 내가 가장 아프단다 / 유안진 | 박경숙 | 2013.10.22 | 112 |
65 | 李 炭 시인作/나이 값 | 박경숙 | 2004.11.21 | 174 |
64 | 김 광섭 시인作/ 성북동 비둘기 | 박경숙 | 2004.11.21 | 175 |
63 | 나희덕 시인 / 기억의 자리 | 박경숙 | 2005.01.01 | 192 |
62 | 김해강 시인作/ 가던 길 멈추고 | 박경숙 | 2004.11.21 | 196 |
61 | 별 만드는 나무들 / 이상국 | 박경숙 | 2013.10.29 | 200 |
60 | 천만에 / 정숙자 | 박경숙 | 2005.02.15 | 207 |
59 | 정호승 시인作/슬픔이 기쁨에게 | 박경숙 | 2004.11.22 | 213 |
58 | 임종 장소를 찾아서/ 이승하 시인 | 박경숙 | 2005.06.22 | 220 |
57 | 성찬경 시인作 / 나사.1 | 박경숙 | 2004.11.21 | 239 |
56 | 백석 시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박경숙 | 2004.12.10 | 246 |
55 | 이희철 시인作/ 낙엽에게 | 박경숙 | 2004.11.21 | 252 |
54 | 이유정 시인作/ 과실 | 박경숙 | 2004.11.21 | 273 |
53 | 물빛1/마종기 | 박경숙 | 2008.06.26 | 274 |
52 | 뼈아픈 후회 / 황지우. | 박경숙 | 2008.06.26 | 274 |
51 | Just for you. | 박경숙 | 2005.09.23 | 285 |
50 | 나방 / 송기흥 시인 | 박경숙 | 2006.02.16 | 295 |
49 | 김어수 시인作 / 낙서 | 박경숙 | 2004.11.21 | 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