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시인作/ 술잔 앞에서
2004.11.21 06:14
술잔 앞에서
정 현 종
숨 쉬는 법을 가르치는
술잔 앞에서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
오늘도 나는 마시이느니
여러 세계를 동시에 넘나드는 몸
원천(源泉) 없는 메아리와도 같은 몸
정치(政治) 빼놓으면 참 걸리는 데 없어
나는 마시느니 오오늘도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
술을 마신다는 것은 세상 시름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시작되는 나이가 아닌가. 뜻에 따라 사는 것이 그리 쉽지 많은 않다
그러나 술을 마시면 취하듯 나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세상 사는
지혜이고 용기이고 노력이 아닌가 한다 시인은 바로 그 점을 이 "술을 마
시고"라는 시 속에 담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시인의 많은
시 속에 유독 이 詩 한 편이 가슴에 간직하게 하는 것은 나의 뜻과
무관하게 우리들 삶은 이 세상에 이끌려 굴러간다. 개인의 힘
으로 어쩔 수 없는 그런 날, 술은 그 부정한 정치 애기를 안주 삼아
잠시나마 세상을 곱씹어 보며 살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술잔을
비우면서 비우는 만큼 가슴에 가득한 취기에 이끌려 또 다른 세상에
안주하는 정서가 서민적인 모습 아닌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정현종 시인作/ 술잔 앞에서 | 박경숙 | 2004.11.21 | 322 |
27 | 삽화 / 배정웅 시인 | 박경숙 | 2006.01.19 | 316 |
26 | 이향아 시인作/ 가을 강물 소리는 | 박경숙 | 2004.11.21 | 315 |
25 | 정동주 시인作/ 논개 | 박경숙 | 2004.11.21 | 314 |
24 | 박경리 선생 마지막 산문 | 박경숙 | 2008.05.24 | 306 |
23 | 고정희 시인作/ 관계 | 박경숙 | 2004.11.21 | 303 |
22 |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황지우 | 박경숙 | 2008.06.26 | 302 |
21 | 나태주 시인 / 강물과 나는 | 박경숙 | 2004.12.14 | 302 |
20 | 김어수 시인作 / 낙서 | 박경숙 | 2004.11.21 | 302 |
19 | 나방 / 송기흥 시인 | 박경숙 | 2006.02.16 | 295 |
18 | Just for you. | 박경숙 | 2005.09.23 | 285 |
17 | 뼈아픈 후회 / 황지우. | 박경숙 | 2008.06.26 | 274 |
16 | 물빛1/마종기 | 박경숙 | 2008.06.26 | 274 |
15 | 이유정 시인作/ 과실 | 박경숙 | 2004.11.21 | 273 |
14 | 이희철 시인作/ 낙엽에게 | 박경숙 | 2004.11.21 | 252 |
13 | 백석 시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박경숙 | 2004.12.10 | 246 |
12 | 성찬경 시인作 / 나사.1 | 박경숙 | 2004.11.21 | 239 |
11 | 임종 장소를 찾아서/ 이승하 시인 | 박경숙 | 2005.06.22 | 220 |
10 | 정호승 시인作/슬픔이 기쁨에게 | 박경숙 | 2004.11.22 | 213 |
9 | 천만에 / 정숙자 | 박경숙 | 2005.02.15 | 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