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 이병기 시인作/ 젖
2004.11.21 06:18
젖
가람 이 병기
나의 무릎을 베고 마지막 누우시던 날
쓰린 괴로움을 말도 차마 못 하시고
매었던 옷고름 풀고 가슴 내어 뵈더이다.
까만 젖꼭지는 옛날과 같으오이다
나와 나의 동기 어리던 팔구 남매
따뜻한 품 안에 안겨 이 젖 물고 크더이다.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대표적 시조 작품이다. 우리는 본성을 따라 산다 .
그 본성은 아마 이 시조에 담긴 내용 그대로일 것이다. 세상 어느 것 하나
그 소중함이 모자랄 것인가 마는 살면서 부모에 대한 孝心은 해도 해도
모자라는 것인가 보다. 나 또한 그러한 일면의 罪人이 되여 살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은 다 부모에 대한 죄의식을 갖는다. 시란 본성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고 꾸밈이 없을 때 아름다운가 보다. 이 젖이라는 시조 한
편 속에 그 섭리를 느끼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8 | 李 炭 시인作/나이 값 | 박경숙 | 2004.11.21 | 174 |
67 | 박정만 시인作/ 죽음을 위하여 | 박경숙 | 2004.11.21 | 364 |
66 | 이문재 시인作/ 농담 | 박경숙 | 2004.11.21 | 553 |
65 | 박경용 시인作/ 소리로 와서 | 박경숙 | 2004.11.21 | 97 |
64 | 강남옥 시인作/ 약속 | 박경숙 | 2004.11.21 | 324 |
63 | 박용철 시인作/ 떠나가는 배 | 박경숙 | 2004.11.21 | 419 |
62 | 김해강 시인作/ 가던 길 멈추고 | 박경숙 | 2004.11.21 | 196 |
61 | 정현종 시인作/ 술잔 앞에서 | 박경숙 | 2004.11.21 | 322 |
60 | 김 광섭 시인作/ 성북동 비둘기 | 박경숙 | 2004.11.21 | 175 |
59 | 이생진 시인作/ 그리운 바다 성산포 | 박경숙 | 2004.11.21 | 610 |
» | 가람 이병기 시인作/ 젖 | 박경숙 | 2004.11.21 | 474 |
57 | 이유정 시인作/ 과실 | 박경숙 | 2004.11.21 | 273 |
56 | 곽재구 시인作/ 사평역에서 | 박경숙 | 2004.11.21 | 345 |
55 | 김어수 시인作 / 낙서 | 박경숙 | 2004.11.21 | 302 |
54 | 송수권 시인作/ 산문에 기대여 | 박경숙 | 2004.11.21 | 395 |
53 | 정동주 시인作/ 논개 | 박경숙 | 2004.11.21 | 314 |
52 | 고정희 시인作/ 관계 | 박경숙 | 2004.11.21 | 303 |
51 | 이동순 시인作/ 무명초 | 박경숙 | 2004.11.21 | 370 |
50 | 황금찬 시인作/촛불 | 박경숙 | 2004.11.21 | 347 |
49 | 김상옥 시인作/ 봉선화 | 박경숙 | 2004.11.21 | 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