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시인作/뒷산
2004.11.21 06:32
뒷 산
신달자
외로울 적에
마음 답답할 적에
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
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
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
돌아갈 것이 없는 빈 몸이다.
무겁게 끌어 온 신발의 진흙덩이
서리 감겨 살을 에는 하루의 바람
모두 모두 부려놓는
울먹이는 내몸이다.
참 담소한 詩다 뒷산 달빛을 보며 살면서 힘들고 외롭고 답답할 때
나고 자란 고향의 뒷산은 어머님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와 있다
사람은 고향이라는 말 앞에 숙연해지고 또 모든 것을 다 갖은 그런
풍족함을 얻는 것이 고향이다 이 詩 뒷산은 늦가을 해저녘 산그림자
길게 늘어진 오후 세,네시쯤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며 바라보았던
고향의 뒷산을 느끼게 한다 모든 시름을 부려 놓고 떠나는 늦가을
바람소리 같은 마음을 가슴에 간직하게 하는 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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