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시인 / 버려진 화분

2005.01.23 08:11

박경숙 조회 수:493 추천:22

    버려진 화분



                               나 희덕



길가에 버려진 화분이여


한줌 흙 대신 차라리
우글거리는 이 가슴을 받아라


네 속에서
벌레들이 싹틀 것이다





나희덕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에서



나희덕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참으로 허락된 도덕에 관한 명상 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읽고 받아들이는지 몰라도 내가 받아들이는 것은 직접적인 의사 전달 방법의 언어가 아닌 씨를 묻고 그 씨가 삭터 올라와야 느끼는 간접 화법 같은 표현이 시 속에 잠재해 있다 부분 적으로야 시가 지닌 감정 이입을 할 때 표현의 기법이 가미 되여 있어야 한다 하나 난 선문답 같은 이런 시들 속에서 얼마나 독자들이 이해하고 읽는가를 생각한다 너무 가벼워도 바람에 날리고 너무 무거워도 물에 빠져드는 것이 詩요 삶이다 이런 이치에서 보면 시라는 것이 삶의 거리를 조율하는 척도인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시를 보고 그 사람의 사상과 삶의 깊이를 가늠하는 것은 시 속에 내재된 삶의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시 보다 이 시 속에서 나희덕 시인은 집요한 그러나 항상 삶을 치열한 경쟁의 존재로 이끌어 내고 있다 버려진 화분 속에 벌레들이 싹틀 것이다는 표현은 그 벌레가 나희덕 시인이 심어야 하는 꽃씨들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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