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

2007.09.21 10:58

장정자 조회 수:45 추천:2

바람 일렁이고 한가로이 구름떼
두둥실 반기던 산기슭 고즈넉이 서 있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몸체 등지고 때아닌 고통의 무게 양쪽 끝
가지에 내어주고 하릴없이 매달려
서 있는 허수아비
본디 모습은 간곳 없고
한 줌 손안에 잡혀
이리저리 꺾이고 구푸러져 어느 이름모를 바위 위에
동그마니
이끼 뒤집어 쓰고 있다
내가 죽어 별이 된다는 아픔으로 형벌 뒤집어 쓰고
다만 어느 가슴 속 검은 숯덩이 환한
흰별이 되어 준다면
그까짓 가지 잘려나가는 것쯤
속살 드러나는 부끄러운 것은 고이 접을 수 있겠다
무거워 돌바위 낯설어도
흰별이 되어 혼자 감내하고야 마는
향기를 억지로 끄집어 내어
말없이 못내 서러운 저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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