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뢰침

2007.10.07 15:54

구자애 조회 수:3

  새벽이면 별 갈러 나가는 어머니 계신 ㄱ자 기와지붕 밑.
천둥 번개 잦던 유년의 7, 8월. 낡은 기왓장 사이로 빗물이
안방으로 새어들면 나는 바가지 받쳐들고 간헐적으로  퉁
퉁 떨어지는 천둥소리 받아냈다. 어머니는 빗물소리 아랑
곳 없이 고단한 하루 덮고 이내 잠이 들었다. 그런 날이면
유난히 천정에서 쥐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갉아먹을 것이
많아 반짝거리는 쥐 눈만큼이나 빗소리 잦아들 때까지 내
눈도 덩달아 말똥말똥했다.

깜박 잠이 들었었나 ,
우기 (雨期)에 든 겨울,ㅁ자 지붕밑으로 비가 그쳤는지
조용하다.차르르 젖은 맘 걷어내니 철탑 위에 낙뢰 거뜬히
움켜쥐고 꼿꼿하게 서 계신 저, 녹슨 어머니!
어쩌자고 이억만리 여기까지 따라오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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