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2007.10.09 07:25

안경라 조회 수:7

구월, 그대는 갔습니다 더 이상 붙들지 못하는 사그러지는 빛 달력 속 물든 나무들 총총히 사라지고 부욱 뜯어낼 수 없는 그대 뒷 모습 그대 안에서 이루어지던 누군가의 첫 날 밤과 십 일일, 가슴치며 통곡하던 수 많은 눈물들과 예고없는 이별과 그리움과 설흔 장 엽서마다 분꽃씨 같은 사연들이 바람도 저녁 햇살도 다가설 수 없는 저마다의 땅 속 깊은 뿌리로 돌아가고 보고싶은 사람... 그대 안에서 익던 눈물이 달콤하게 무거워지는 계절 내가 사는 도시에도 한적한 산사의 풍경처럼 땡그렁 땡그렁 낙엽 떨구는 수척한 시월이 왔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다 나누지 못한 말들 한 줄 두 줄 사방으로 붉게 채워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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