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산 길에서

2007.10.12 09:29

이용애 조회 수:36

  비 개인 산길에서

                   이 용 애

비 개인 하늘이
말갛게 속살까지 보인다
깨끗이 씻긴 바람이
스믈스믈 숲을
간지럼 태운다

나무들은 살을 비비며
키득키득
속 웃음을 터뜨린다

싱그러운 속살 비집고
뿜어내는 풋풋한 몸 냄새
물씬한 봄 냄새

자꾸 되돌아서려는
내 발길 달래어
내려오는 산길엔
어느새 봄이 깨어
숨쉬고 있었다

-- < 미주문학 > 2003 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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