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달

2007.10.12 11:14

이용애 조회 수:49 추천:3

  
   추석 달

               이 용 애  
추석 달이
내 가슴속
소리 없는  강물로 흐릅니다

두고 온 고향집
달빛 받아 반들거리던 마루에
어머니와 마주 앉아
솔잎 묻은 송편 골라내어
참기름 자르르 바르던
그 달밤이

가슴속
싸아한 달빛으로 밀려듭니다

윤기 도는 알밤 골라
아버지의
잰 손놀림 끝에
반듯반듯
하얀 생률이 되던
그 사랑방 풍경이

가슴속
시린 달빛으로 흘러듭니다

태평양 건너로 떠나가 버린
딸자식 그리시며
긴 세월 젖은 가슴으로
추석 달을 보시다 가신
두 분의 모습이
서러운 달로 떠서

이 가슴속
소리없는 강물로 흐릅니다


  -- < 글마루 9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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