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
2011.04.04 12:06
오래된 나
아버지와 어머니도
오래되었을 때
늘어진 주름살에
힘이 빠진 무르팍이 쓰러질 듯
바로 세우려는 걸음이 비틀거린다.
가시 달린 세월은 어디로 가든지
여린 나를 두텁게 덧칠한
흰머리 억센 만큼 뿌리가 깊고
뿌리 깊어 흔들리지 않으려
지치고 힘들 때
놓아 버려야 편한 것
가진 것 없이 살림살이 없어도
전(錢)이라도 있어야
가시 사나운 세월 이기는 칼이 아닌가!
날이 무딘 오래된 칼
날을 세우려는 오래된 나는
날이 선 세월이 어디로 가든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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