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갈 때

2009.11.24 11:30

박정순 조회 수:42

너를 생각하는 내 눈에서는 햇살이 부시어 눈물이 난다 앞뜰 밤나무엔 토실한 가을이 익어가고 찰랑거리는 나뭇잎들의 가벼운 발자국 소리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어디쯤 오고 있을까 어젯밤 내린 비로 슬픔 털어 버린 하늘은 저리도 환한 얼굴로 다가서는데 은사시 나뭇잎만 만지작거리다 전하지 못한 한마디 바위의 그림자에 가리고 나무의 그림자에 걸려 켜켜이 쌓이는 얼굴 바람이 지워 버린다 푸른 가을이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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