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에게
2009.11.24 17:40
미안하다.
너의 꽃다운 나이 상관없이
요절을 단행케 했던,
이 넓은 땅덩이 위에 하필이면
내 집, 나의 싱크대 밑 그곳을
놀이터 삼아 밤마다 놀러 올게 뭐였니
미안하다
널 유혹한 맛있는 치즈 뒤에 따라온
한마디 유언조차
허락하지 않은
내 잔임함이 미안하다
덫에 걸려 있는 너의 맑은 눈에선
삶의 원망도 분노도 없이
그렇게 생을 하직했는데..
미안하다
아직 살아갈 날이 창창한 너를
아가의 주먹보다 작은 너를
단지 내 영역으로 놀러 왔다는 죄명으로
널 보내며
이다음 윤회의 돛배 타고
이승에서 못다한 꿈
환생하여 펼치라고 비는 내 위선이 미안하다.
2001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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