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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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가 르비딤에서

2016.12.05 16:31

최선호 조회 수:22

 

 

르비딤에서

 


이 땅을 뒹굴며 통곡하던 하갈의 울음이  

이드로 양 무리 발자국이

천 년 세월 무늬로 얼룩져

아말렉 족과 싸우던 병사들의 원혼과

아랍 화 이전까지 그토록 뜨겁던 믿음은

아직도 빗물에 젖어 있다


모래알을 움켜쥐고 헤매는 나는

당신께 쫓기는 하갈이로다

땅 끝까지 굴러가서 떨어져야 할

마지막 눈물의 하갈이로다


하늘이여 들이여 스치는 바람이여

누구의 뿌리 상한 핏줄에 얽힌 영혼이기에

이렇게 큰 슬픔에 매여 있느냐


아브라함의 붉은 피 한 방울 가슴에 품고

바람 속에 우는 여인

나는 화냥년이 아니로다

아브라함 자손을 품었을 뿐이로다


하갈의 울음이 들리는 지금

내 가슴 채우는 저 멀리

모세 기념 예배당과 여자 수도원이

안개 속에 아련한데


그 사이로 줄 이어 오는

하갈의 자손들이 눈물에 젖고 있다


주여, 이 눈물의 땅에  

우리 울음의 강물 빛으로 태어나게 하소서

모진 목숨 풀꽃처럼 곱게 살다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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