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2
전체:
281,062

이달의 작가

아가 사랑으로 든 병

2016.12.06 06:36

최선호 조회 수:88

 

 

사랑으로 든 병

 

 

사랑하는 내 누이, 내 신부야

내가 그대를 사랑하므로

내 동산에 들어와서

나의 몰약과 향 재료를 거두고

나의 꿀송이와 꿀을 먹고

내 포도주와 내 젖을 마셨으니


나의 친구들아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아

이 세상 만민들아

그대들도 많이 먹고

흡족히 마셔라


내가 진실로 사랑하는

내 임이시여

내가 잠을 잘지라도 마음은 깨어있는데

닫힌 문을 두드리며 들리는 내 임의 음성

나의 사랑, 나의 비둘기, 나의 완전한 임아

문을 열어다오

어서 문을 열어다오


내 머리에는 이슬이 가득하고

내 머리털에는 밤이슬이 흥건히 고인 채

이 밤에 그대를 찾아왔으니

어서 문을 열어다오


지금 내가 옷을 벗었으니

무슨 일로 다시 옷을 챙겨 입을까

내가 발을 씻고 났는데

무슨 일로 다시 발을 더럽히랴마는


사랑하는 내 임이

문틈으로 손을 들이밀어

내 마음을 휘어잡는구나


나의 사랑하는 임을 위하여

내가 일어나 문을 열 때

몰약이 내 손에서 몰약의 즙이

향기어린 사랑의 방울로

내 손가락에서 문빗장에 젖어 흐르는구나


아뿔싸!

문을 열었으나

어딜 가셨나 내 임이


방금 이 문을 두드리던 내 임이

문을 열어보니

계시지 않는구나


내가 그 즉시 대답하고

재빨리 문을 열었어야 했을 걸

내 임의 말소리에 내 혼이 나갔나보아


아아! 어찌하랴

찾아도 못 만났고

불러도 대답 없는 내 임을

 

성 안을 지키는 순찰대원들이

내 임을 찾아 헤매는

나를 쳐서 상하게 하고

성벽 파수꾼들이

나의 겉옷을 벗겨가졌구나


예루살렘 딸들아

때로는 나도 오해를 받는구나


내 부탁을 들어다오

너희가 내 사랑하는 임을 만나거든

내가 그대를 사랑하므로

내가 병이 들었다고 일러다오


여자 중 극히 어여쁜 자야

너의 사랑하는 자가

남의 사랑하는 자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인가


진정 너의 사랑하는 자가

남의 사랑하는 자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이기에

우리에게 이처럼 애절히 부탁하는가


그대들은 모르는가

나의 사랑하는 자는

희고도 붉어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다야


그의 머리는 정금 같아

그의 당당함이 뛰어나고

머리털은 고불고불하여

까마귀같이 곱고 검단다


그의 눈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시냇가의 비둘기 같은데

젖으로 씻은 듯 곱고 부드러워

매우 아름답게 박혀 있구나


뺨은 또 어찌나 곱고 아름다운지

그의 뺨을 향기로운 꽃밭이나

향기로운 풀언덕에 비기랴


백합화 같은 그대 입술에서

향기로운 몰약의 즙이 뚝뚝 흘러넘친다야


그의 손은 황옥을 물린 황금 노리개 같고

그의 몸은 아로새긴 상아에 청옥을 입혔는가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단다


그의 다리는 정금 받침에 세운 화반석 기둥 같고

생김새는 레바논 같으며

백향목처럼 보기 좋고


그의 입은 심히 달콤하여

그 모두가 사랑스럽구나


예루살렘 딸들아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

나의 친구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 책머리에 최선호 2016.12.06 35
54 제1부 아가 최선호 2016.12.06 12
53 연인들의 찬가 최선호 2016.12.06 179
52 사랑하는 연인들 최선호 2016.12.06 75
51 신부의 꿈과 결혼식 행렬 최선호 2016.12.06 111
50 신부를 위한 노래 최선호 2016.12.06 131
» 사랑으로 든 병 최선호 2016.12.06 88
48 새로워진 사랑 최선호 2016.12.06 63
47 깊어지는 사랑 최선호 2016.12.06 81
46 성숙한 사랑 최선호 2016.12.06 68
45 제2부 순례기 최선호 2016.12.06 6
44 여정에 오르며 최선호 2016.12.06 14
43 Amsterdam 중앙 역 앞에서 최선호 2016.12.06 34
42 골고다 언덕에 올라 I 최선호 2016.12.06 69
41 골고다 언덕에 올라 II 최선호 2016.12.06 12
40 갈릴리야 갈릴리 최선호 2016.12.05 44
39 감람산 최선호 2016.12.05 23
38 시내 산에 오르며 I 최선호 2016.12.05 53
37 시내 산애 오르며 II 최선호 2016.12.05 390
36 르비딤에서 최선호 2016.12.0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