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아가야
세상을 이렇게 사는 거란다
바람 불면
바람 따라 흔들리고
비 내리면
온 몸 흠뻑 적시며
영하의 날씨엔
꽁꽁 얼어 눈감고 있다가
무더운 날은
뻘뻘뻘뻘
뻘뻘뻘뻘
찬란한 눈물 땀 삼키며
제 키를 키우는 거란다
아가야
그래도 목숨은
지워지지 않는 것
이렇게 살다가
꽃이 되는 길이 있는 거란다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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