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엘로힘이여
태양이 변함없는 얼굴로 떠오르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모래알같이 많은 별이 반짝이며 돋는 일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들리느냐
별을 건너 별, 은하를 지나 은하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그 밖에서
적막한 천지를 깨우며 울려오는 황금나팔 소리가
우리의 뼛속까지 사무치느냐
살아있는 것아!
귀먹은 평생을 베고 누운 가시 찔린 한밤 중
어둠 걷어내는 소리를 우리는 듣지 못한다
죽어도 다시 사는 이치를
이 세상 뿌리로는 그 근본을 모른다
아무렇게나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 노래나 불러도 되는 것이 아니다
무한의 죽음 이만치서 맞이한
우리 생애의 저녁 때
마지막 남는 것은 무엇이냐
나는 지금
그대 곁으로 가는 꿈을 꾸며
시름거리는 오늘을 눈물로 씻는다
별을 딛고 하늘을 건너서 오시는
나의 엘로힘 그 피 흐름이여
* 엘로힘(Elohim): 삼위일체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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