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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평문 자연에서 지혜를 얻는 계절

2017.09.16 04:45

paulchoi 조회 수:24

 

 

 

  자연에서 지혜를 얻는 계절

 

 

 

 

책 속에 길이 있다는 표어가 있지만 그 길이 무슨 길인지 아십니까? 야만인들이 활개를 치는 이 사회에 있어서는 책 속에 있는 길은 곧 가난의 길이요, 눈물의 길이요, 굴욕의 길이요, 패배의 길입니다. 책을 안 읽어야 도리어 잘 살 수 있는 이런 현실 속에서 여러분 나는 여러분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도저히 권장할 자신이 없습니다. 차라리 그런 것보다는 나는 파우스트의 서재에 침입하여 그를 바깥세상으로 끌어낸 메피스토펠레스의 악마 역할을 즐겨 인수하겠습니다.” 이는 독서주간 세미나에서 문학평론가 이어령 교수의 말이다.

 

 

어찌 보면 역설(paradox)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현실에 대한 개탄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기에 그는 차라리 파우스트의 서재에 침입하여 그를 바깥세상으로 끌어낸 메피스토펠레스를 즐겨 인수하겠다고 했다. 이야말로 역설적 절규이다. 메피스토펠레스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많은 독서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아는 문학평론가 이어령 교수는 독서를 통한 책에서 성장한 석학이다. 그가 당하는 현실이 오죽하면 이런 절규를 했겠는가?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독서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명약임을 누구나 다 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듯 독서로 좋은 길을 찾아가는 일은 참으로 현명한 일이다. 더욱이 많은 책을 읽고 향상된 인간으로 책을 쓰는 일은 더욱 현명한 일이다. 책은 사람에 의해 저술된다. “훌륭한 독서인이 없는 것은 훌륭한 저술가가 드문 것과 같다. A good reader is as rare as a good writer."는 영국 속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현실에서 안고 가야 할 과제이다. 인간은 완전에 못 미치는 글로 책을 엮어내지만 창조주 하나님은 자연으로 자연을 쓰시고 그 안에 완전한 지혜를 가득 담아 놓으신다.

 

해마다 가을철이 되면 저렇게 지천으로 널려 있는 낙엽! 낙엽을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 생애의 단면을 보고 있음을 생각을 한다. 새봄에 샛노란 놀라움의 색깔로 움을 틔워 무성한 색깔로 자라서 여름 내 녹음을 이루고 햇볕과 비를 받아내면서 탄소동화작용을 하고 열매를 맺어 키우는가 하면 나무에 싱싱한 영양을 공급하다가 가을바람 속에서 단풍진 몸으로 땅에 눕는다. 몸을 굴려 가장 낮은 곳을 찾아 제 몸을 숨기면서 결국 썩는다. 썩지 않으면 새로 태어날 새 생명과는 무관하다. 썩어서 거름이 되는 길은 새봄에 태어날 새로운 목숨들을 위하여 안식에 드는 일이 아닐까!

 

시나브로 지고 마는 잎이 아니라 그 잎이야말로 낙엽이기에 앞서 가지에 달려서 그 나무를 보호하고 과실을 맺어 키우며 홍수를 막아주고 바람을 일으켜 자연의 모든 이치를 순화시킨다. 결국 썩어서도 전신이 땅속으로 스미어 이웃 나무의 영양이 되어준다. 그러므로 낙엽이 없으면 나무가 살 수 없고 나무가 살 수 없는 곳이면 인류의 멸망은 순식간이다. 이토록 제 몸을 희생하여 남을 살리는 저 무감각한 자연의 손길에도 예수 그리스도는 살아 계신다. 창조주 하나님은 자연을 통해 우리 앞에 성경을 쓰시는구나! 이렇듯 글을 읽는 눈, 자연을 읽는 눈을 밝게 떠야할 독서의 계절, 낙엽의 계절에 책을 읽고, 책에서 자연을 읽고, 자연에서 지혜를 얻는 인생의 계절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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